모든 창작은 또 다른 창작을 낳는다.

모든 창작은 또 다른 창작을 낳는다.
이 세상에 홀로 새로운 것은 없다.

과거 나는 수많은 창작물을 까댔다. 무엇때문에?
그래야만 새로운 것이 나온다는 아주 좁은 소견을 달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나의 창작물은 아주 잡다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나는 “연출은 무엇인가? 공연은 무엇인가?”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다.
허나 몇달이 지나도록 별 성과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난 오지숙 배우의 소개로 “명품극단” 김원석 연출님을 만나게 된다.오지숙 배우의 말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에서 연출로 박사학위까지 따고, 현지에서도 인정 받는 연출가라 하였다. 그런 연출가를 만나게 되니 내 안의 뜨거운 질문은 용트름을 하기 시작했다.

연출은 무엇입니까? 공연은 무엇입니까?
그의 답은 내 상상보다 엄청나게 간단했다.

“공연은 형식이고, 연출은 형식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러시아에서 그렇게 배웠어요!!”

아!! 명쾌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같지만, 난 이렇게 명확한 해답을 들어본 적이 없다.
‘공연은 형식이다. 연출은 형식을 만드는 사람이다.’ 그는 이어서 말을 붙였다.

“러시아의 대 석학이 공연을 심사하기 전에 이렇게 말을 해요!!”
“그래!! 나를 한 번 놀래켜 봐!! ”

놀래켜 봐~~
그가 러시아에서 십수년간 배운 핵심은 “형식+놀라움=좋은 공연” 이라는 것이다.
하!! 기분 좋은 멜로디가 들려온다. “딩동댕~~”
물론 좋은 대본과 좋은 배우는 필수!!

난 김원석 연출님과의 대화를 통해 세상의 여러 작품들을 다시 보았다.
그리고 난 깜짝 놀랄 내 과거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가지 형식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따분하다.
형식을 파괴해야 한다. 뭐든지 할 수 있다.”

헉!! 과거 나에 대한 잡다하다는 평가는 참으로 정확하다.
뭐든지 할 수 있으나 나만의 한가지 형식으로 했어야 하는 것을,
형식을 파괴하고, 잘 되어있는 훌륭한 작품들을 무시하며 뭐든지 다 해버렸으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 글을 쓰는 지금, 과거 나에게 욕먹었던 훌륭한 창작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죄송합니다. 선배님들. 당신들의 훌륭한 형식의 길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끝으로 나처럼 혈기 콸콸 넘치는 후배 창작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당신이 무엇을 만들 때에 정확한 선배 롤모델을 찾고, 그 안에서 자기 색깔을 강력하게 넣어라. 그것이 당신이 잘 할 수 있는 형식이 될 것이고, 당신을 따르는 많은 사람들도 덜 피곤 할 것이다.

모든 창작은 또 다른 창작을 낳는다.
이 세상에 홀로 새로운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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